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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회고] Adieu, 2022 : 오로지 나에게 집중했던 한 해.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과 꾸준함.📝 기록/N간 회고 2022. 12. 31. 17:10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연간 회고. 올해도 한 해를 되돌아보며 내가 무엇을 했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키워드 중심으로 기록해보려고 한다. 키워드만 뽑았는데도 엄청 많아 생각보다 길어질 거 같으니 긴말 말고 바로 시작해 보자!
1. 입사
짧지 않은 취준 끝에 2021년 12월에 최종 오퍼 메일을 받게 되었고, 개발자로서의 첫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첫 출근 주간과 1월은 의미가 남달라 주간 회고와 월간 회고를 작성했었는데, 지금 다시 읽어보니 시간으로 따지면 그리 오래된 건 아닌데도 불구하고 엄청 오래전 기억 같다..! 아마도 내가 1년을 엄청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 아닐까 싶다.
2. 퇴사
그런데 말입니다... 5개월 만에 퇴사를 하게 되었지 말입니다... 근무하게 된 부서는 풀스택으로 일하는 팀이었는데, 프론트엔드 업무는 거의 유지 보수. 혹은 기능 추가 요청이 들어와야지만 작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입사한 순간부터 퇴사하는 날까지 5개월 내내 거의 백엔드 업무만 하게 되었는데, 프론트엔드가 재밌어서 개발을 시작했던 나에게는 너무나도 힘든 기간이었다.(객체지향의 '객'자도 모르는 제가 백엔드를요...?😳)
물론 장기적으로 풀스택 개발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지만, 현재 내 실력에서 풀스택으로 일하는 것은 너무나도 터무니없었고, 지금의 나는 백엔드로서는 0인분인 상황이었다. 돈 받고 일하면 프로처럼 일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나에게는 0인분인 상황이 꽤 큰 괴로움으로 다가왔고, 그래서 수습이 끝난 시점부터 퇴사에 대한 고민을 했었다.
하지만 다들 신입은 원래 이렇게 어렵고 힘든 거라는데, 내가 또 너무 섣부르게 판단하는 것은 아닐까? 내가 또 회피하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들로 계속 결정을 못 내리고 있던 와중에 애덤 그랜트의 트윗을 딱 보게 되었다.
퇴사가 때로는 자기 자신에게 충실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이 트윗을 보고 집 가는 길에 지하철에서 진지하게 고민했는데, 역시 퇴사를 하는 것이 맞았다. 어디서는 기본으로 1인분, 많게는 10인분을 하고 싶어 하는 나에게 지금 나의 모습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결심이 선 그 다음 날 바로 팀장님께 면담을 요청해서 퇴사 의사를 밝혔고, 생각보다 빠르게 CTO님과의 면담까지 진행하게 되었다. CTO님께서는 퇴사를 결정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물어보셨고, 회사를 다니면서 줄곧 해왔던 고민과 그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을 대답하였다. 정말 감사하게도 CTO님께서 내가 원하는 업무를 할 수 있는 다른 팀으로의 부서 이동이나 다른 업무를 배정해주시겠다며 한 1주일 정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고 제안을 주셨다.
(솔직히 이때 엄청 흔들렸었다..ㅋㅋ)근데 진지하게 다시 내 마음의 소리를 들어본 결과, 사실 그 제안이 내가 가지고 있던 고민을 완벽하게 해결해주는 제안은 아니었던 데다가 궁극적으로 내가 원하는 건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너무나도 강력했다. 그 다음날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결국 그렇게 입사한 지 5개월 만에 퇴사를 하게 되었다.
3. Women Who Code Seoul 운영진 활동
이번 연초에 그동안 관심 있게 지켜봤던 위민후코드 서울에서 운영진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보게 되었고, 지원서를 열심히 작성한 결과, 선발되었다!
1) 2022 상반기 결산 행사 기획과 나의 첫 발표
그렇게 2월 말 웰컴 미팅을 통해 모든 리더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내가 지원했던 파트인 신규 이벤트 기획팀에서 행사를 기획하게 되었다. 3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리더님들과 주말마다 틈틈이 시간을 내서 열심히 일한 덕분에 2022 상반기 결산이라는 행사를 선보일 수 있었다.
또, 리더님들이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셔서 상반기에 입사와 퇴사를 모두 겪게 된 나의 상반기 회고도 발표할 수 있었는데 기획, 운영까지 모두 참여했던 행사에서 발표까지 할 수 있어 너무나도 뿌듯하고 즐거웠다. 발표와 행사를 준비하는 동안 퇴사를 하게 되면서 여러모로 힘들었는데, 발표가 끝난 후에 많은 분들께서 너무 잘 들었다고 좋은 피드백을 주셔서 보람 있었다.
👇 아래는 미디엄에 업로드한 발표 내용과 회고
2) Nailed IT 프로젝트 & Olivia님과의 인터뷰
두 번째로 진행하게 된 Nailed IT(a.k.a 대신해주는 커피챗)는 다양한 직군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 IT인들을 만나 커피챗을 하며 인터뷰를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상반기 결산 [Tech 세계의 빙산의 일각만 아는 당신에게: Tech 업계의 다양한 직군 소개]를 통해 파생된 프로젝트였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무신사에서 DevRel로 일하고 계신 Olivia님과 인터뷰할 기회를 얻었는데, 덕분에 줄곧 관심 있었던 DevRel 직군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좀 더 경력을 쌓고 나도 DevRel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좋은 영감을 주었던 인터뷰였다.
살면서 처음으로 인터뷰어로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녹음본을 들으면서 인터뷰 내용을 글로 작성해 보았는데, 처음이다 보니 어리숙한 부분이 많아 초안 작성하는 데에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었다. 초안 작성 - 내용 수정 - Olivia님 컨펌 - 내용 수정, 이렇게 여러 번의 수정 작업을 거친 뒤에 Nailed IT의 첫 번째 인터뷰 글을 발행할 수 있었다. 발행한 후 많은 분들이 DM으로 잘 읽었다는 후기도 주시고, 인터뷰이이신 Olivia님도 글을 잘 작성해줘서 고맙다는 연락을 주셔서 인터뷰어로서 뿌듯했던 결과물이었다!
👇 Olivia님과의 인터뷰 보러 가기
3) 2022 비들 아시아 커뮤니티 파트너 참여
언니를 통해 알게 된 크립토 서울 Founder이신 Erica님의 제안으로 참여하게 된 비들 아시아 커뮤니티 파트너 활동! 처음으로 내가 리드했던 프로젝트였어서 더욱 기억에 남는데, 블록체인 생태계에 대해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 행사 당일 날 만났던 사람들의 생동감 있는 눈빛들이 기억에 선하다. 무언가에 진심인 사람들의 눈빛은 나에게도 엄청난 영감을 주었다.
이 밖에도 많은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활동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커뮤니티가 주는 힘은 정말이지 어마어마했다. 지친 일상 속에서 리더님들과 ApplaudHer, 미팅을 통해서 서로 임파워링하면서 동기부여할 수 있었고, 그것이 나에게 불러온 긍정 에너지는 정말 무시할 수 없다!
4. 성수 코딩도장
올 하반기는 성수 코딩도장으로 시작해서 성수 코딩도장으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다. 퇴사 후 다시 구직을 하려는데, 막상 또 취준을 하려니까 부족한 점도 많고, 다시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려니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도 모르겠고.. 여러모로 혼돈의 시기였다. 그러던 와중 메가테라라는 부트캠프를 알게 되었고, 교육 철학이 내가 추구하는 방향과 맞아떨어져 다시 공부를 하겠다는 결단을 내리게 되었다.
👇 아래는 다시 공부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썼던 나의 심경 고백 글
6개월 간 프론트엔드와 백엔드를 모두 공부하는 풀스택 과정이었는데, 지인들은 모두 막상 프론트엔드 하고 싶어 퇴사해놓고 왜 백엔드 공부를 하는 거야...? 하고 의문스러워했다.. 사실 나도 꽤나 모순적이라고 생각하긴 했다. 근데 서류를 넣고 면접 보러 다니면서, 문득 어느 회사를 가든 백엔드는 첫 번째 회사처럼 나의 발목을 잡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개발이 재밌고, 어디 가서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고,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 입장에서 지금은 회사를 빨리 들어가서 커리어 쌓는 것도 물론 좋겠지만, 이렇게 퇴사하게 된 김에 다시 재정비를 하자는 마음이 강했고, 그럼 어딜 가든 내가 모르는 내용들로 고통받지는 말자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등록하게 되었다.
1) 1일 1커밋
코딩도장에서는 무조건 하루에 한 문제 혹은 두 문제 정도 코딩 테스트를 풀고, 그다음에 매주 완성해야 하는 과제들이 있어서 그걸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1일 최소 1커밋을 하게 된다. 덕분에 취준생의 잔디 심기에 대한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2) How to solve it?
코딩 테스트를 보기 전에 의식적으로 어떤 문제인지 먼저 이해하고, 어떻게 풀지에 대해서 계획하고, 문제를 푼 후에는 칭찬할 점과 반성, 다음에 문제 풀이 시 반영해야 할 점을 돌아보는 How to solve it 문서를 작성한다. 이 훈련 덕분에 이제 코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사라졌다!👏
👇 아래는 How to solve it 템플릿을 만들어서 자동화했던 날의 기록
2) 객체 지향 프로그래밍(OOP: Object Oriented Programming)
성수 코딩도장에서 Java를 배우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객체 지향 프로그래밍에 대해서 배우게 되었는데, 비록 아직도 완벽히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제는 좀 알 거 같다'는 수준이다. 이것마저도 엄청 대단한 거다.
3) 테스트 주도 개발(TDD: Test Driven Development)
그리고 배우게 된 것으로는 테스트 주도 개발이다. 사실 코딩도장에 오기 전에는 TDD 말로만 들었지, 나에게는 유니콘 같은 존재였다. 그런데 이제는 테스트를 짜지 않고서는 개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바뀌었다. 이제 구현부터 하게 된다면 에러가 나는 부분에 있어서 디버깅이 힘들어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테스트 코드를 짜야 빠른 디버깅, 그리고 완성 후 새로운 방식으로의 리팩터링이 쉬워진다. 그러므로 테스트 코드는 필수다!
4개월 동안 정말 별 일이 다 있었다. 3000줄짜리 코드를 짜본 적도 있고, 코딩도장에서 정말이지 동기들과 희로애락을 모두 겪었던 하반기였다. 남은 시간도 마저 열심히 해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노력하자!
6. 기록
1) 티스토리 개발로그 1일 1기록
다시 공부를 시작하게 되면서 남는 건 기록이라는 생각으로 개발로그를 열심히 작성했고,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작성한 거 같다. 보여주기 식의 작성이 아니라 진짜 미래의 나를 위한 기록으로 엄청 공들여서 매 글을 발행했고, 실제로 필요할 때마다 다시 찾아보면서 복기할 수 있다. 그 어떤 누구의 블로그 글보다 내 글이 나에게는 가장 이해하기 쉽고 편하기 때문에 이 습관은 취직해서도 쭉 가져갈 나의 습관이다.
2) 미디엄 블로그 개설과 콘텐츠 발행
위민후코드 서울 운영진으로 활동하게 되면서 회고글을 작성할 일이 생겨 미디엄 블로그를 개설하게 되었다. 지금은 거의 위민후코드만 활동만을 위한 블로그이지만 앞으로는 기술 블로그도 여기에 작성해볼 생각이다. 그래서 티스토리는 좀 캐주얼한 글을 작성하는 방식으로 가져간다면, 미디엄은 비교적 격식을 차린 글들을 발행할 계획이다.
3) 네이버 블챌 성공
이것도 나의 자랑할 거리이긴 한데, 작년에 이어 이번 해에도 네이버 블챌을 성공하였다. 한주도 빠짐없이 작성하면서 일주일 동안 뭘 했는지 사진으로 기록했다. 1년 동안 블로그를 3개나 운영하느라 고생 참 많았다..🥹👍
8. 코로나
끝까지 안 걸리고 싶었으나 결국 걸리게 된 코로나... 저 짤을 쓰기 위해서 존버했지만 결국 걸려서 10월 중순에 1주일 동안 격리를 했었다. 그래도 다행히 증상이 심하지 않아 집에서도 작업을 할 수 있어 일상에 큰 타격은 없었다.(천만다행)
9. 올해의 XXX
1) 올해의 소비: 기계식 키보드
올해의 소비는 단연코 기계식 키보드를 장만한 것이다! 회사 복지비로 구매했는데, 고를 때의 기준은 키캡이 MacOS일 것과 소리가 크지 않게 저소음 적축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지금도 엄청 엄청 만족스럽게 잘 쓰고 있다. 굿 소비!💸
2) 올해의 케이팝: 엔시티
공부를 하면서도 놓칠 수 없는 나의 케이팝 사랑... 이번 한 해 엔시티가 엄청 많은 컴백과 콘서트를 열어서 행복했다. 내년에도 행복한 덕질 킵고잉!💚
3) 올해의 사진: 폴라로이드
작년에는 필름카메라에 꽂혔다면 이번에는 폴라로이드에 꽂혔다. 이것도 엄마가 젊었을 때 썼던 폴라로이드인데 신기한 게 필름에 배터리가 있어서 기계가 고장이 나지 않고, 필름만 넣으면 아직도 잘 뽑힌다! (근데 필름 한 장이 엄청 비싸서 아껴 써야 한다..😅)
4) 올해의 선물: 꽃
올해는 유독 꽃을 많이 선물 받은 한 해다. 예전에는 꽃에 감흥이 없었는데, 이젠 꽃이 좋은 걸 보니 나도 많이 변했다.
5) 올해의 운동: 발레 & 요가
새로운 운동을 많이 해보려고 도전했던 한 해였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운동은 발레와 요가다. 발레랑 요가 모두 코어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이라 보기와 다르게 땀이 엄청 많이 나는 운동이다. 앞으로도 쭉 할 것 같은 운동이라 올해의 운동으로 뽑겠다!
6) 올해의 하늘: 해운대 & 성수
올해의 하늘은 퇴사하고 갔던 부산 여행에서 본 해운대 하늘과 밤샘 작업을 하고 봤던 성수 코딩도장 옥상의 하늘이다. 앞으로도 이렇게 하늘은 보고 사는 걸로!💙
이번 2022년 회고의 제목으로 '오로지 나에게 집중했던 한 해.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과 꾸준함.'이라고 적은 이유는 이번 한 해동안 이걸 가장 통감했기 때문이다.
5개월 만에 퇴사라는 어떻게 보면 무모한 결정을 하고, 다시 취업 준비를 하게 되면서 이게 과연 올바른 선택이었는가 싶을 때도 많았다. 그 과정에서 남들은 앞으로 잘만 나아가는 거 같은데 나만 멈춰 선 것 같은 생각, '나도 정말 잘할 수 있는데 왜 나에게만 이런 시련이...'와 같은 생각들로 괴로웠었는데,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나는 다시 돌아간다 하더라도 결국 '퇴사'라는 결정을 내렸을 거고, 퇴사하지 않았을 경우의 내 모습과 현재의 내 모습을 상상하고 비교해봤을 때, 절대로 퇴사하지 않은 나는 지금의 나처럼 만족스럽지 못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는 행복하다. 모든 결정은 오로지 내 마음의 소리에 집중하여 내린 결론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다음 스텝을 위한 준비를 잘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면 된 거다.
어디선가 '오바마 대통령은 55세에 은퇴를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70세에 시작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이렇듯 사람마다 각자 꽃 피우는 시기가 다르고, 나에게는 아직 그 시기가 오지 않은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내가 꾸준히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그동안 열심히 갈고 닦은 것을 꽃 피울 시기가 올 거다. 그러니 계속 걷자. 잠깐 전속력으로 뛰는 사람은 계속 걷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 결국 꾸준해야 한다.
그리고 너는 지금 너무 잘하고 있다. 꽃 피울 그날까지 파이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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