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9/18 TIL | '굳이?'라는 마음을 이겨낸다는 건.
    📝 기록/매일의 기록 2022. 9. 18. 20:54

    성수 코딩도장을 다니면서부터 매일 하루의 끝에는 그날 배운 내용이나 감정을 회고하는 TIL을 쓰기 시작했다. 하루를 정리하면서 내가 오늘 무슨 작업을 했는지 또는 무슨 생각을 하면서 작업했는지 그리고 작업할 때의 어떤 식으로 하는지 등등을 기록해왔는데, 그 과정을 통해 나 자신에 대해서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

    사실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나는 나에 대해 잘 몰랐다. 그냥 주어진 하루하루를 살아가기 급급했는데 20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부터 문득 나를 잘 아는 것만큼 강한 무기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이렇게 매일 TIL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기록하는 과정은 나에게 매우 소중하다. 오늘은 '굳이?'라는 마음을 이겨내는 방법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한다.


    나는 매사 '좋은 게 좋은 거고, 적당히가 최고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살아왔다. 그래서 어떤 작업을 하든 '굳이? 이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굳이..? 그렇게까지는 하지 말자'라며 바로 타협하는 사람이다. 개발을 하면서도 역시나 이 "적당히"를 지향하는 성향은 그대로였는데, 최근 본 글은 이러한 성향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던 내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출처: https://bit.ly/3QQKYtJ

    그러니까 무언가를 하려는 사람들은 '굳이' 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쩌다 '적당히' 인간이 된 것인지 샤워를 하면서 나의 지난 나날을 떠올려봤다. 일단 학창 시절에는 꿈이라는 게 없었다. 물론 잠깐잠깐 미디어나 주변인들의 영향으로 스쳐 지나간 꿈들은 많았지만 생각만으로 가슴 뛰는, 꼭 이 방향으로 나아가야겠다는 확신을 갖게 하는 꿈이 나에게는 없었는데, 그래서 대학교 학부를 골라야 했던 순간에도 딱 그때 재밌었던 걸 전공으로 결정하였다. 그 당시에 나는 엑소라는 아이돌을 굉장히 좋아했는데, 최애가 중국인이었다. 그래서 혹시라도 마주치게 된다면 중국어 한 문장 정도로 인사를 하면 너무 좋지 않을까? 하는 누가 들으면 엄청 놀랄 만큼 단순한 이유로 중국어를 전공하게 된 것이다. 심지어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도 일본어였기 때문에 중국어라고는 '니하오'밖에 모르면서 그렇게 무작정 중문학을 전공하게 되었는데, 막상 생각보다 적성에 잘 맞았다.

    이거 말고도 인생의 큰 대목들이 항상 이렇게 당시의 관심사를 통한 즉흥적인 결정이 대부분이었고, 정말 운이 좋게도 항상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살다 보니 나는 적당히 살면서 항상 중간은 가는 삶을 살게 된 것이다. 근데 개발을 공부하면서부터는 이런 내 성향이 작업을 할 때 꽤 도움 안 되는 성향이라는 걸 깨달았다. 아샬님의 강의를 보다 보면 항상 구현을 완료하고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아질 수 있을까? 이 방법을 거기서 활용하면 어떻게 될까?' 등을 고민하시면서 더 나아질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를 찾고 코드를 개선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주시는데, 그동안 완성하면 거기서 바로 끝!이었던 사람으로서 그런 작업 방식은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좀 힘들었다. 끊임없이 고민하며 탐구하고, '굳이' 그렇게까지 해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엄청난 방법이랄 건 없다. 그냥 그 태도를 의식하면서 꾸준히 하는 방법밖에 없지 않나 싶은데.. 사실 꾸준히 하는 게 이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 그래서 항상 '적당히' 인간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근데 바꾸고 싶은 마음이 든 이상 한번 시도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와서 뭐 얼마나 달라지겠어, 이미 너무 오랜 기간 그렇게 살아와서 바꾸기 힘들어'라는 마음의 소리가 들려오기도 하지만, 해보지 않는 이상 어떨지는 절대 모르는 거고, 하면서 어떤 과정을 겪게 되고, 어떤 결론을 내릴 지조차도 결국엔 해봐야 아는 것들이니 한번 해보려고 한다. 앞으로는 '굳이? 이렇게까지?'라는 마음이 들 때마다 '굳이 그렇게까지' 해보는 거다. 파이팅!💪

    내게 해주고 싶은 말